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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테두리로 된 사각형 안에 푸치니 오페라 3 of the best 라는 글자가 적혀있습니다.

 

푸치니 오페라의 특징

이탈리아의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는 오페라계에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긴 오페라 거장입니다. 가슴 아픈 서사에서부터 잊을 수 없는 아리아까지 푸치니의 오페라를 정의하는 매혹적인 특징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드라마틱한 스토리텔링 : 푸치니는 영혼의 이야기꾼으로 복잡한 에피소드 속에서 보편적인 주제를 찾아내는데 천재였습니다. 특히 슬픔이라는 테마는 푸치니 오페라에 있어 가장 강력한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무기였고, 라 보엠의 보헤미안 투쟁부터 나비부인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까지 오페라마다 심금을 울리는 가슴 아픈 서사를 멜로디와 절묘하게 엮어내 잊지 못할 오페라를 선사합니다. 
  • 아리아 : 푸치니의 아리아는 그의 오페라에서 영혼을 자극하는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합니다.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의 깊이를 고스란히 아리아에 녹여, 세대를 초월해 계속해서 관객들에게 반향을 일으킵니다. 
  •  강력한 여주인공 : 푸치니는 강하고 복잡한 여성 캐릭터를 묘사하는데 특별한 재능이 있었습니다. 열정, 희생 그리고 강한 회복력을 보여주는 미미, 토스카, 초초상을 보고 있자면 나는 할 수 없는 그 무엇을 해내고 마는 그 의지에 과몰입하게 되어 공감과 유대감을 넘어선 경이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 시네마틱 오케스트레이션 : 푸치니는 그의 관현악을 통해 오페라의 감성을 한껏 끌어올립니다. 잊히지 않는 합창곡부터 치솟는 크레셴도까지 푸치니의 오케스트레이션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푸치니의 천재성은 음악적 혁신뿐만 아니라 인간이 경험하는 것들의 본질이 무엇인지 정확히 포착하는 능력이 탁월했다는 데 있습니다. 푸치니의 오페라는 열정과 비극, 숭고한 멜로디의 교차가 진정 시간을 초월한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지금도 여전히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감동시키고 있습니다. 

 

라 보엠 [La Boheme]

1896년 초연된 라 보엠은 19세기 파리를 배경으로 한 가슴 아픈 이야기입니다. 보헤미안 예술가들의 가난, 사랑 그리고 상실을 배경으로 푸치니의 자전적 스토리가 녹아있습니다. 이야기는 시인 로돌포와 화가 마르첼로가 차가운 파리 다락방을 공유하면서 시작됩니다. 그들은 철학자인 친구 콜리네와 음악가 쇼나르와 함께 합니다. 재정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예술적인 추구와 동지애에서 즐거움을 얻습니다. 그러던 어느 운명적인 크리스마스 이브, 로돌포는 매력적인 재봉사 미미를 만나 깊고 격정적인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마르첼로도 가수 무제타와 재회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관계는 미미의 질병과 추운 겨울을 나야 하는 가난한 상황 속에서 가슴 아픈 이별로 이어지고, 2막은 마르첼로와 무제타의 질투와 그리움으로 가득 찬 폭풍 같은 관계를 보여주며 사랑과 삶에 대한 투쟁을 그립니다. 3막에서는 혹독한 추위 속에서 겪어야 하는 끔찍한 상황들을 보여주며, 이별했지만 그럼에도 달콤했던 기억을 공유하며 잠시 재회하는 미미와 로돌포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미미의 병은 이들을 더 처참하게 굴복시키고 가슴 아픈 절정으로 치닫게 합니다. 4막에서 결국 미미는 죽음을 맞이합니다. 미미의 죽음으로 보헤미안인들은 지독한 상실과 죽음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직면합니다.

 

푸치니의 작품들은 이렇듯 사랑과 희생, 일시적 존재의 본질과 같은 상실, 죽음등의 주제들로 보편적인 주제에 공감하는 푸치니의 능력을 증명하며,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모습을 담담히 그려냅니다. 라 보엠은 감성적인 음악, 풍부한 캐릭터 그리고 회상적인 스토리텔링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지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토스카 [Tosca]

1900년에 초연된 토스카는 프랑스의 극작가 빅토리앙 사르두의 '라 토스카' 공연을 본 푸치니가 우여곡절 끝에 판권을 구입하고 3년에 걸친 공동작업(대본가 주세페 자코자와 원대본을 쓴 일리카와 함께) 끝에 내놓은 오페라입니다. 

토스카는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1800년 로마를 배경으로 합니다. 유명한 오페라 가수인 토스카와 그녀의 연인인 예술가 카바라도시의 사랑 그리고 사악한 권력으로 토스카를 빼앗고 싶어 하는 악당 스카르피아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됩니다. 카바라도시가 탈출한 정치범을 돕자 비밀경찰의 수장인 스카르피아 남작은 카바라도시를 체포합니다. 그를 고문하며 탈출범의 위치를 묻습니다. 이때 도착한 토스카는 스카르피아에게 뇌물을 주고 카바라도시를 빼내려 하지만 스카르피아는 돈이 아닌 토스카의 몸을 원한다며 그녀를 협박합니다. 토스카는 자신에게 내려진 비참한 운명에 고통스러워하며 스카르피아에게 카바라도시와 함께 이탈리아를 떠날 수 있는 통행권을 달라 요구하고 그와 하룻밤을 지내기로 합니다. 스카르피아는 카바라도시를 사형하는 척만 하라고 명령하고 토스카에게 향합니다. 그러나 토스카는 숨겼던 칼로 스카르피아를 죽이고 처형을 기다리고 있는 카바라도시에게 달려갑니다. 그리고 모든 사정을 이야기한 후 처형하는 척만 할 것이니 이후 함께 떠나자고 말합니다. 하지만 처형은 실제로 이뤄졌고 토스카는 그의 시체 앞에 울부짖습니다. 마침 스카르피아가 죽은 것을 확인한 병사들이 토스카를 잡으러 달려오고 토스카는 성벽에서 몸을 던져 자결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납니다. 

오페라 토스카는 정치적 권력의 남용과 그것이 권력의 하부위치에 있는 개인들에게 미칠 수 있는 부패한 영향력을 꼬집습니다. 권력 남용과 도덕적 부패 그리고 이에 맞서는 진실한 사랑과 희생. 또한 운명에 대한 개념과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의해 궁지에 몰렸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절망. 이에 대해 토스카는 음악과 드라마의 결합을 통해 이런 강력한 감정과 삶의 복잡성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킵니다. 

 

나비부인 [Madama Butterfly]

1904년 초연된 나비부인은 흥행에 대실패를 겪고 개작에 개작을 거쳐 1907년 최종판이 공연됩니다. 제목인 나비부인은 여주인공 '초초'가 나비의 일본어 음독이고, 마담은 남편 핑커튼이 미국인이라는 설정 때문에 붙여진 것으로 보입니다. 

20세기말, 일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젊은 게이샤 초초상과 미국 해군 장교 핑커튼 중위를 따라갑니다. 15세의 게이샤 초초상은 핑커튼과 사랑에 빠져 집안과 의절하고 그와 결혼합니다. 그러나 결혼 직후 핑커튼은 미국으로 떠나버렸고 3년이 지난 후에도 초초상은 그를 기다립니다. 결혼을 중매했던 고로는 핑커튼이 돌아오지 않을 테니 재혼을 하라고 합니다. 재혼 상대자인 야마도리 공역시 초초상을 후처로 들이기 위해 공을 들였지만 초초상은 이를 거절합니다.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핑커튼과의 결혼을 강하게 밀어붙였던 초초상에게 사랑은 영원하고 절대적인 것이었으므로 희생은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아들까지 낳았으나 버려진 초초상에 대한 사회적 판단과 냉소,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핑커튼의 귀환을 기다리며 희망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것만 보아도 초초상이 사랑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반면 핑커튼에게 초초상과의 결혼은 대수롭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일시적인 것이었고 진실되지도 않은 것이었습니다. 드디어 핑커튼이 돌아옵니다. 하지만 그의 곁에는 미국에서 결혼한 새 아내 케이트가 함께였습니다. 아들을 입양하려던 핑커튼은 초초상이 자신을 어떻게 기다려 왔는지 깨닫고 초초상을 만나러 갑니다. 초초상은 아들과 작별인사를 한 후 단도를 들고 자결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특별히 나비부인은 동서양 간의 문화적 충돌과 이로 인해 거듭되는 오해를 보여주며 다양한 문화적 규범과 가치관의 충돌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잘 보여줍니다. 더불어 배신과 버림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헌신하는 초초상의 모습은 그녀의 변함없는 사랑과 희생, 역경 속에서도 강인해질 수밖에 없는 모성애도 보여줍니다. 이렇듯 나비부인은 이문화적 관계의 복잡함, 사랑의 인내 그리고 그 사랑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희생에 대한 해설을 자처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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